린(Lean)하게, 크라우드펀딩

By | 2016-06-22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이라는 책 또는 용어는 스타트업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봤을 겁니다. 에릭 리스(Eric Ries)가 개발하고 2011년에 책으로 출간된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은 제품/서비스를 만들고, 성과를 측정하고, 다음 제품/서비스 개선에 반영하는 것을 짧은 기간동안 반복적으로 시행하면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경영 방법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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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론이 유행처럼 지나가는 스타트업계에서 이렇게 오르내릴 수 있었던 까닭은 실제로 타당하게 적용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스타트업이 지금까지의 대기업이 그래왔듯이 완성도 있는 제품/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애쓰다 보면, 내부적으로는 벅차기만 하고 외부적으로는 어느새 남들보다 한발 늦은 제품/서비스를 내놓게 됩니다. 그리고 고객의 니즈도 같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스텔스 모드로 조심스럽게 만들고 크게 터트리며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새로운 서비스들이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우리 회사가 어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는지 남들이 몰라주는 것은 둘째 치고, 자칫 했다가는 우리가 먼저 개발한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늦게 시작한 회사의 아류작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린하게 한다는 것, 책에 쓰여진 글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 회사를 말로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베타 제품/서비스를 만들어서, 관심을 갖고 사용할 수 있는 고객들을 찾고, 실제로 사용하게 하고, 그들이 사용한 피드백을 받고, 그것을 반영해서 더 좋은 제품/서비스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것까지는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나 쿵짝쿵짝 진행한다고 해도,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고객들을 실제로 찾아 나서는 것은 막연하기만 합니다. 거기에 투자도 받아야 하고, 마케팅도 해야 하고, 외부에 보여지는 만큼 브랜딩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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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 유치를 하는 기업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점 중에 하나는 이러한 골치 아픈 (그러나 유의미한) 과정들을 투자 유치라는 이름 하에 순차적으로 밟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은 자금이 있는 벤처캐피탈이나 엔젤투자자들을 만나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은 투자를 유치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실행에 옮기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지고 있는 시장성을 린하게 테스트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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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즈니스 모델 점검: 일반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IR을 준비하다 보면 우리 회사가 하고 있는 사업, 하고자 하는 사업 그리고 비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점검하게 됩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투자 유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그리고 온라인의 다양한 매체(글, 동영상 등)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도로 그리고 자세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2) 초기 시장 설정: ‘크라우드’에게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접점을 확보해 나가며 투자를 받는 것입니다. 그 불특정다수 중에서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선별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바로 Fan을 발견하고, 초기 시장을 찾는 과정입니다. IR을 준비하면서 잠재 고객을 알아보기 위해 TAM-SAM-SOM과 같은 시장 분석을 했다면, 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 유치를 하면서는 문서 안에 있던 고객과의 실제 접점을 찾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3) 마케팅과 브랜딩: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새로운 제품/서비스가 쏟아지는 시대에 ‘우리 회사가 여기에 있음’을 알리는 마케팅과 브랜딩은 스타트업이 성장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정작 시작하려면 비용은 많이 들고, 효율은 측정하기 어렵고, 세상은 한없이 넓기만 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연하기만 합니다. 온라인을 통해 우리 회사만이 가지고 있는 히스토리나 성격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나가고 마케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 매력적이겠죠?

 

4) 재무 관리: ‘그 회사는 기술은 뛰어난데…’, ‘저 회사 대표님은 그 분야 전문가인데…’와 같은 말들 뒤에는 사업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영은 또 별개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특히, 초기 기업의 경우 경영 중에서도 재무 분야는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기가 어렵습니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금융업으로 분류되며, 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를 유치하게 되면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식을 관리하게 됩니다. 이렇게 공식적인 제도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초기 단계부터 재무 부분을 관리해 나갈 수 있습니다.

 

6) 피드백 확인: 크라우드펀딩의 장점 중의 하나는 바로 ‘확산’입니다. 여섯 다리만 건너면 모두가 아는 사람인 세상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다수에게 투자 유치를 받으면 그만큼 더 널리 알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기업에 대해 살펴보고 피드백 게시판에 공감의 글과 질문을 남깁니다. 고객의 반응,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고 다수가 나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면 린한 경영, 어렵지 않습니다.

 

“펀딩을 진행하는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인진의 투자에 관심을 보여주셨어요. 제가 정말 놀란 것은 피드백 게시판을 통한 대중들의 질문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는 점입니다. 그 분들은 VC 심사역 못지 않게 진지하면서도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가치, 재무제표, 기술 설비 전반에 걸쳐 질문 하나하나가 굉장히 예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230명으로부터 투자 유치한 <인진>의 크라우드펀딩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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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투자 유치는 ‘투자’에만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하나에만 올인하기에는 시간과 인력 같은 리소스가 부족합니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비즈니스 모델을 점검하고, 초기 고객을 확보하고, 그들에게 우리 BM을 알리다 보면 투자가 자연스럽게 뒤따라올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제품/서비스가 정말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내가 보고 있는 비전이 우물 안 개구리가 보고 있는 그림은 아닐까?’ 이런 의구심이 든다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린하게 점검하세요.